「 그림값 상승세 한풀 꺾이나… 」
  2007-10-22 오후 6:21:17 조회수 : 4455  
 
그동안 구하기 어려웠던 일부 인기 화가의 작품 매물이 미술시장에 잇달아 나오면서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

서울 화랑가에서는 최근 1~2년간 가격 급등세를 보였던 천경자 이우환씨를 비롯 김종학 오치균 사석원 이왈종씨 등 일부 인기 작가의 작품을 되팔려는 소장가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작품이 나오는 대로 예정가 이상에 낙찰됐던 경매시장에서 유찰이 이어지고 가격 역시 작품 완성도에 따라 지난 7월보다 20~100% 정도 떨어졌다.

증권시장에서 단기 급등한 주식이 조정을 받는 것처럼 작품 가격이 크게 오른 데 따른 부담으로 일부 컬렉터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종학씨의 경우 지난달 서울옥션의 '아트옥션쇼'(21점)와 K옥션(16점) 경매에 출품된 작품 37점 가운데 3점이 유찰된 데 이어 지난 5일 서울옥션의 부산경매에서도 13점 가운데 9점이나 팔리지 않으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작품값 역시 수작의 경우 최고 호당 800만원까지 팔렸으나 이달 들어서는 '평범한 작품'은 호당 400만원에 나오고 있다.

화랑가와 경매회사에는 김씨의 작품을 팔아달라는 위탁자만도 수십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사석원씨도 가장 인기있는 작품이 7월 호당 20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매물이 쌓이면서 보통 수준의 작품은 100만원 이하로 떨어졌고,오치균씨의 작품 역시 한때 최고 호가가 호당 1000만원을 웃돌았지만 요즘은 작품 완성도에 따라 호당 300만~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천경자씨의 평범한 인물작품도 최근 3개월 사이에 호당 2000만원 떨어진 6000만~8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들 작가의 '좋은 작품'은 여전히 없어서 못 파는 상태지만 평범한 작품은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 매물이 나오면서 시장 분위기는 다소 식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술계에서는 이 같은 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이란 반응이 많다.

심미성 서울옥션 이사는 "몇몇 작가의 작품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고객들이 작품의 질적 수준을 따지기 시작한 데다 인기 작가 작품일지라도 완성도에 따라 가격 편차가 생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미술시장이 1990년대 중반처럼 '붕괴'되지는 않고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윤섭 미술경영연구소장도 "최근 미술시장이 주춤한 것은 신정아사건,이중섭 위작 발표 등 시장 외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 같다"며 "일부 인기 작가 작품값이 과도하게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유망한 중견 작가의 경우에는 여전히 매수세가 몰리고 있고 화랑미술제 등 아트페어에 투자하려는 자금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은 "미술품은 장기 투자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단기 수익을 노린 일부 투기세력 때문에 작품값이 너무 가파르게 올라 지금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것 같다"며 "미술관이나 공공컬렉터들이 꺼리는 작가 작품은 구입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2007.10.22 한국경제 김경갑 기자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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