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원 풍속화 `고누`는 `윷놀이`" 」
  2008-07-08 오후 2:13:35 조회수 : 5076  
 


"단원 풍속화 `고누`는 `윷놀이`"

장장식 박사 "명칭 바로잡아야"


단원 김홍도가 조선후기 생활사 여러 장면을 포착해 그린 단원풍속화첩에 수록된 그림 중 '고누놀이'는 고누를 형상화한 것이 아니라 윷놀이를 소재로 했으므로 명칭을 '윷놀이'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속학자인 장장식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최근 발간된 국립민속박물관의 월간 '민속소식' 7월호에 기고한 '단원의 고누놀이 정말로 '고누놀이'를 그린 것일까'라는 글을 통해 풍속화첩 13번째 그림은 고누가 아니라 윷놀이 장면을 포착했음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장 박사는 25폭으로 구성된 김홍도 풍속화첩에는 낙관이나 제목이 없다가 근대에 와서야 화폭별로 제목이 붙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13번 그림 또한 식민지시대에 일본 민속학자인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1891-1968)이 처음으로 '고누그림'이라고 이름을 붙인 뒤 현재까지 아무런 의문없이 이 제목이 통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박사 조사에 의하면 무라야마는 1941년 조선총독부에서 발간한 '조선의 향토오락'이란 책에서 김홍도 풍속화첩의 13번 그림을 소개하면서 '지기지도'(地碁之圖)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기지도란 이른바 '땅장기 그림'으로, 고누놀이를 한자로 옮길 때 흔히 지기(地碁)라고 표기한다.

이 '고누그림'은 심지어 초등학교 제7차 국어과 '읽기' 교과서에도 2001년 이후 올해까지 7년 동안이나 그림과 함께 '고누놀이'를 설명하는 자료로 수록되고 있다.

이 읽기 교과서에서는 "(고누 놀이) 말판의 모양은 같아도 놀이 방법은 지방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그러나 말판 위에서 상대방의 말을 움직이지 못하게 가두거나, 상대방의 집을 차지하거나, 상대방의 말을 따 내면 이기는 것은 같습니다"면서 "고누는 배우기도 쉽고 말판의 모양도 다양하여 누구나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놀이입니다"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장 박사는 단원 풍속도의 '고누 그림'은 그에 등장하는 말판 생김새가 지금의 윷판과 똑같은 데다, '윷판' 내부에 던져진 물건 또한 그 숫자가 4개임을 볼 때 이는 명백히 '이미 던져진 밤윷가락'이므로 고누놀이라는 설명은 통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장 박사의 문제 제기를 토대로 '고누그림'에 등장하는 '말판' 혹은 '윷판'에 표시된 점 하나하나까지 직접 숫자를 헤아려 본 결과 현재의 윷판과 똑같은 것으로 드러났다.

장 박사는 이에 이 그림을 '고누놀이'에서 '윷놀이그림'으로 바꿔야 한다고 교육과학기술부 당국에 '의견서'로 공식제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답변서에서 교과부는 "(이 그림을 수록한 읽기) 교과서가 2001년부터 7년간 활용되었는데, 아직 그림의 장면에 대한 현장의 의문이 제기된 바 없"으며 "또 고누놀이 제재를 학습함에 있어서 학생들이 해당 그림을 고누놀이 장면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데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아가 교과부는 "이 그림이 고누놀이 장면이 아니라는 확정적인 판명이 나거나, 이 그림보다 더 교육적 효과가 높고 가치 있는 그림을 발굴하기 전까지 현재의 교과서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2008년 7월 9일 (화)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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