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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짝 엿보는 서울중진들의 화폭 서용선 등 개성 강한 대학교수 작가 3인 부산서 전시회
출근하다가 담장에 핀 꽃을 발견하고 절로 나오는 "아, 장미!"란 감탄사가 나오고, 연초록 나뭇잎들이 거리와 가슴을 물들이는 5월. 서울에서 활동 중인 중견작가들이 펼치는 부산 나들이전이 풍성하게 열려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서용선 한운성 정경연. 이들은 모두 대학 교수로 개성이 독특한 작품 세계로 화단의 주목을 끌고 있다.
서용선전
'역사를 그리는 작가'로 널리 알려진 서용선(서울대 교수)은 화단의 유행과는 상관없이 자신만의 강렬한 조형언어로 역사적 사건과 사회적 현실을 묵묵히 화폭에 담는 화가이다. 강렬한 색으로 투박한 그림을 그리는 그는 독특한 테마와 화풍으로 화단의 관심을 끌어왔다. 특히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은 과거냐 현재냐에 상관없이 우리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아 기록하고 있다. 삶에 대한 환희를 전달하는 마티스의 원색처럼 비애에 젖은 정서를 강렬한 색감으로써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일본의 유명 미술평론가 치비 시게오는 "작가는 역사적 사건보다 사건 속을 살아가지 않으면 안되었던 인간의 '마음'에 매료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형태와 색감이 한층 간략해지고 두드러진 '사람'을 테마로 한 작품이 선보인다. 전시는 27일까지 부산 중구 중앙동 갤러리A스토리. (051)245-5259
 서용선의 '얼굴'.
한운성전
전시장 벽면이 온통 과일이다. 감 석류 수박 호박 토마토 복숭아 등 과일과 열매 채소를 집요하게 화면에 담고 있는 한운성(서울대 교수)은 과일을 곤충이나 식물 채집하듯 캔버스에 옮겨 놓았다.
하나의 복숭아만 클로즈업한 작품부터 가로 세로 반듯하게 들어선 사과 위로 떨어지는 햇살조차 극사실적으로 표현한 작품까지 작가는 '과일채집'이라는 지극히 정물화적 묘사를 통해 과일을 단순히 먹는 과일이 아닌 생명의 대상으로 바꿔 놓았다. 인간의 무분별한 유전자 조작으로 본래의 모습이 왜곡되는 현상을 고발하며 우리에게 생명체 개념에 대한 위기의식을 환기시키는 듯하다. 특히 '꼭지'를 부각시킨 작품에서는 과일도 더이상 변형되기 전에 현 모습이라도 채집해 원형을 간직하겠다는 작가의 의도가 읽힌다. 전시는 21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중동 이듬갤러리. (051)743-0059
 한운성의 '복숭아'.
정경연전
힘든 노동이나 이사, 망치질할 때 쓰는 면장갑을 예술작품으로 둔갑시킨 정경연 홍익대 교수. 그녀는 인간 손을 감싸는 장갑을 통해 섬유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단순한 섬유공예가 아닌 순수 조형예술로 확장시켰기 때문이다.
정 교수의 장갑 작업은 미국 유학시절 어머니가 고생하는 딸의 손을 생각하며 보내온 목장갑을 염색해 어버이날에 다시 보내드린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30년 동안 그녀는 목장갑의 여러 부분을 다른 농도로 염색해 일정한 패턴에 따라 엮어나가거나 배치한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무엇이 되든 장갑으로 나타난 손의 형상에서 우리들은 삶의 고단함과 역동성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그녀의 작가활동 30주년을 결산하는 자리이자, 갤러리예가의 개관 5주년 기념전이기도 하다. 전시는 15~31일 부산문화회관 앞 갤러리예가. (051)624-0933
 정경연의 '어울림'
2008년 5월 15일 (목) 유창우 기자 cha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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